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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나르면 구타, '빵셔틀'의 비애를 아시나요 - 메디컬투데이 2010-01-26 발행

학교폭력의 진화, 전문상담교사 확대 절실

[메디컬투데이 김민정 기자] 힘이 있는 특정 학생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학생에게 빵 심부름을 시키는 일명 '빵셔틀'이 이슈로 떠올라 학교 폭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빵셔틀'은 빵 심부름을 하는 피해 학생을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유닛, 즉 병력을 실어나르는 비행 물체 이름으로 비유한 신조어다.

 

실제로 최근까지 피해자의 온라인 커뮤니티 '대한민국 빵셔틀 연합회'에는 관련 게시물이 잇따랐다.

 

익명의 한 피해자는 "급식할 때 맛있는 반찬 나오면 그건 일진들 차지였다. 한번은 소세지가 나왔는데 일진 허락없이 내 식판에 있는 소세지 1개 집어먹다 일진한테 걸려서 존나게 줘터지고 식판에 있는 쌀밥과 국물이 내 교복에 튄 적이 있었다. 화가나서 일진을 패고 싶었지만 난 셔틀이니까"라고 밝혔다.

 

또한 다른 피해자는 "니들 일진들 꼭두각시 놀이에 이용 돼봤냐. 일진들이 모여서 노는 놀인데 자기 반 빵셔틀들 모아놓고 1:1로 격투하는 형식이야. 각 반 일진들이 자기 반 빵셔틀 뒤에서 서서 팔 붙잡고 상대편 빵셔틀 때리는 거다. 나 이거 불려갔을 때 반 죽는줄 알았다. 아 지금 생각하니 또 서러워"라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수행평가를 대신해주는 '수행평가셔틀', 안마를 해주는 '안마셔틀', 체육복을 빌려주는 '체육셔틀' 등 피해자를 지칭하는 용어도 다양해 문제는 심각하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체벌 등 폭력적인 분위기가 문제의 근원이며 피해자가 교과부에 신고를 해도 정부는 우선 학교에 권고를 내리기 때문에 피해자가 학교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학생이 폭력 상황을 각 교육청에 신고하면 우선 교육청은 학교가 이를 확인토록 해 학교는 피해 학생에게 학교명예 훼손이란 명목으로 불이익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다산인권센터 한지혜 활동가는 "폭력이라는 단어에는 체벌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며 폭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학생들의 가치관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또한 교과부는 상담 내역을 토대로 학교에 시정 권고를 내려 학교는 다시 신고 학생을 찾아내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지혜 활동가는 "CCTV를 확충한다는데 밖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경기도 지역의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는 학생인권조례제정자문위원회 (이하 자문위) 관계자는 각 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어 인권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문위 오동석 위원은 "인권에 대한 의식이 고취되면 타인에 대한 인권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CCTV나 처벌 등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며 인권교육 등을 통한 학생인식 신장이 주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책과 관련해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은 피해자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상담창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랑샘터 소아청소년정신과 김태훈 원장은 "피해자는 적개심과 분노감을 느끼며 불안감, 우울증 증세까지 두루 나타나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 생길 수 있다"며 "학교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고 피해자를 돌볼 상담 창구를 마련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원장은 "CCTV를 설치해도 폭행이 교묘하게 이뤄지는데 상황이 제대로 파악이 되겠느냐"며 "아이에 대한 관심이 가장 일차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과부의 자료에 따르면 전문상담순회교사는 지난해 308명에 그쳤고 올해 신규 배치된 전문상담교사는 104명에 불과해 인원 확충이 절실하다.

 

신종 학교 폭력이 등장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교과부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상담 교사를 확충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교과부는 "상담부터 CCTV까지 방안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다른 정부부처와도 협력해 학교 폭력을 근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정 기자 (sh1024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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