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뭐든 검정색으로 칠하는 아이
우리 정민이(가명)는 8월이 되면 4살이 되는 아입니다. 돌 무렵부터 제 오빠 크레파스를 가지고 놀더니 곧 그림을 그리더군요.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긴 한데 꼭 검정색이나 짙은 남색, 보라색 같은 걸로만 그림을 그립니다. 꽃도 검정색이고 강아지도 검정색이고, 어느 날에는 제 모습을 그렸는데 까맣게 그려 논 거에요. 하늘이나 태양을 까맣게 칠한다는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런 아이는 미술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럼 우리 아이도 미술치료가 필요할까요? 왜 꽃도 강아지도 사람 얼굴도 까맣게 칠하는 건지...아이 성격은 차분합니다. 또래 보다 조금 더 차분한 것 같긴 해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한 편인데 아이가 하는 행동이 느려서 답답할 때도 많았거든요. 이런 성격이 그림에 나타나는 걸까요? 아이는 검정색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어두운 색만 좋아하는 아이의 이런 행동, 이상하지 않나요?
A. 어두운 색깔로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아이 성격이 어둡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검정색은 대표적으로 어두운 색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두운 아이는 아니죠. 아이들은 자기 중심적이고 논리적이거나 현실적인 사고를 하기에는 아직 무립니다. 그래서 자신이 하늘과 태양을 봤을 때 검정색이라고 생각되면 검정으로 색칠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을 하는 겁니다. 성격이 어둡고 우울한 아이라면 그림을 전체적으로 작게 그리고요. 자신감 있고 밝은 아이일수록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그림을 스케치북의 주어진 공간을 잘 활용해서 그립니다. 그러나 불안하고 위축된 아이들은 주어진 공간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그림을 작게, 중앙에 그리지 못하고 한 쪽에 치우쳐서 그림을 그리지요. 성격이 안정적인 아이일수록 중앙에 그림을 그리고요. 만4세가 된 아이는 사람을 그릴 때 얼굴을 크게 그리고 몸통은 작게 그리는 데요. 성격이 밝을수록 사람 얼굴은 정면으로 항하고 웃고 있는 얼굴 표정을 하고 성격이 어둡고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는 옆얼굴을 그리고 웃는 얼굴이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물론 색깔을 사용할 때 성격이 밝을수록 온화하고 따뜻한 색으로 색칠을 하게 되죠. 반대적인 성향의 아이는 어두운 색을 주로 칠하고요. 이런 모든 것들을 종합해서 볼 때 성격이 밝고 명랑한 아이일수록 그림이 주는 인상은 밝고 온화하지만 성격이 어두운 아이는 그림 자체가 어둡고 공격적인 내용들이 많이 표현이 돼지요. 그러나 그림 자체만으로는 아이 성향이 이렇다고 평가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고 코끼리는 이렇게 생긴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그림은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이지. 아이의 성격이 이렇다,라고 정의내리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맘스홀릭 베이비 2009년 8월호
사랑샘터 소아정신과 원장 김태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