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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혹시…'초식남' or '건어물녀'? - 신경정신과

 

사회적 트랜드현상, 책임감보다 자기애 강해

[메디컬투데이 이지연 기자] 2009년 8월 3일자

 

자신을 ‘초식남’이라고 밝힌 아트 디렉터 유지훈(가명·30)씨는 여느 남자들과는 다르게 여자에 관심이 없고 데이트하는 시간과 돈을 아까워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피부 관리나 요리·악기 연주 등 개인적인 취미생활로 보낸다. 그래픽디자이너 황진영(가명·30)씨는 회사에서는 소위 ‘잘나가는 골드미스’지만 퇴근이후 남는 시간에는 집에서 편한 복장으로 TV를 시청하는 것이 전부이다. 이들은 남자와 연애를 한다거나 영화관람·운동 등 활동적인 것을 싫어하고 오직 시간이 날 때마다 집에서 혼자 있기를 즐긴다. 이처럼 최근들어 ‘결혼 못하는 남자’ 등 많은 드라마에서 ‘초식남’과 ‘건어물녀’ 캐릭터가 자주 등장하듯이 실제 그런 성향을 가진 젊은 층들이 늘어나고 있다.

 

◇ 연애 ‘NO’, 자기관리 ‘YES’

‘초식남’은 일본의 여성 칼럼니스트 후카사와 마키가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풀을 뜯는 남자’의 뜻 그대로 소극적이며 여린 남성을 말하며 기존의 강한 육식 남과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된다. 초식남은 온순하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며 자신의 취미활동에 적극적이나 이성과의 연애에는 관심이 없고 특히 스포츠보다는 패션이나 뷰티에 관심이 많아 화장품과 피부 관리를 받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또한 ‘건어물녀’는 일본만화 ‘호타루의 빛’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로 밖에서는 일 잘하고 똑 부러지는 깔끔한 커리어우먼이지만 퇴근 후에는 트레이닝복 차림에 맥주와 오징어를 먹는 걸 즐기며 연애나 외모에 관심이 없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건어물처럼 말라 비틀어진 인생을 사는 요즘 여성을 의미한다. ‘일본을 바꾸는 여성 같은 초식 남성’이라는 책을 펴낸 저자에 의하면 일본의 20대와 30대 초반 남성 가운데 3분의 2가 초식남이며 SBS가 우리나라 20~34세 5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5명 중 1명이 초식남이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과 우종민 교수는 “‘초식남’은 하나의 트랜드 일뿐이며 사회나 직장이 예전처럼 권위주의나 군대식의 업무진행방식이 아니라 유연한 사고력을 요하는 분위기여서 남성들로부터 좀 더 자유롭고 중성화 되가는 것을 원하는 사회적 풍토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 등장배경 다양, ‘초식남’ 여자·기업 원치 않아

초식남과 건어물녀라 불리는 젊은층의 성향이 나타나는 배경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줄을 잇는다. 일본의 한 매체에 의하면 초식남의 등장 요인은 과열된 경쟁과 경제위기의 반영하는 것으로 과도한 현실 경쟁 속에서 젊은 남성들이 한 가정을 책임지는 결혼이라는 행위 자체를 미루려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크게 시대적 문제와 개인적 문제로 들 수 있다.

시대적 문제에 따른 원인은 일본 매체의 조사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취업난과 경기침체로 양산된 비정규직과 88만원 세대들이 가정을 꾸리기 힘들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 초식남과 건어물녀라고 분석하고 있으며 광고업계, 대중매체가 새로운 소비 창출을 위해 세운 하나의 전략이라는 견해도 있다. 또한 개인적은 측면에서는 남성다움의 굴레에서 벗어나 승부근성 없는 무기력한 세대, 다른사람보다는 자기를 더 사랑하는 '자기애'가 강한 세대가 많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권정혜 교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 가정을 책임지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결여 된 것 같다”며 “사회에서의 경쟁의식도 많이 부족해져 ‘초식남’·‘건어물녀’라는 형태의 젊은 층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샘터 소아신경정신과 김태훈 원장은 “개인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과 문화가 다양하게 발전된 시대이기 때문에 홀로 쇼핑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 개인주의 성향을 보이는 ‘초식남’과 ‘건어물녀’라고 하는 젊은 층들이 나타난 것 같다”며 “사람사이의 잦은 만남으로 정을 나누고 유대관계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는 이들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커리어에서 기업 인사담당자 287명을 대상으로 ‘초식남’에 관한 설문 조사한 결과 76.7%가 채용 시 초식남을 선호하지 않으며 그 이유로 ‘열정∙부족할 것 같아서’ 35.5%, ‘개인주의적 성향을 지녔을 것 같아서’26.4%, ‘추진력∙약할 것 같아서’ 20.0%, ‘대인관계가 좁을 것 같아서’ 11.8% 였다.

또한 결혼정보업체 가연에서 ‘여자가 생각하는 초식남자의 선호도’에 관한 질문에 여성의 62%가 ‘친구로는 좋으나 애인으로는 싫다’라고 답했으며 ‘친구와 애인으로 모두 싫다’라는 답변도 28%나 됐다. 이에 대해 결혼정보업보 가연의 김영주 대표는 “긍정적인 면 뒤에 지나친 자기애와 여성에 대한 무관심으로 독신의 증가와 지나친 이기심을 초래할 수 있어 여성들에게 그리 호응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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